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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한국형 미스터리 오컬트 스릴러 드라마

by TV리뷰 2023. 11. 11.

▼  악귀 드라마 추천 그리고 다시보기

어게인 마이라이프는 2023년 6월 23일부터 7월 29일까지 12부작으로 SBS에서 방영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청춘들은 힘든삶을 살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을 느끼면서. 더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나약한 마음을 유혹하는 나쁜 어른들 속에서 청춘들은 아름다운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려는 산영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평범한 삶이 꿈인 공시생 구산영은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부터 사망 현장에서 산영의 지문이 발견되면서 거짓, 탐욕, 시기, 질투 자신안에 감춰졌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점점 자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는 역에 '김태리', 염해상은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났지만 어릴때부터 귀와 신을 볼 수 있다. 몇십년 전 해상의 엄마를 죽였던 바로 그 악귀가 구산영이라는 여자애를 올라탄 것을 발견하게 되는 역에 '오정세'가 연기했다. 시청률은 11.2%이다.

2023년 11월 10일 기준 드라마 다시보기는 시리즈온, SBS다시보기, 웨이브, 디즈니에서 가능하다.

 

▼  줄거리

‘평범한 삶’이 꿈인 N년차 공시생이며 오직 9급 공무원 합격만이, 인생의 희망이자 목표이다. 공무원만 합격하면 남들 다 가는 맛집 한번 가보는 게 소원인, 스물다섯 구산영. 하지만 노량진엔 발도 못 들여 본, 주경야독형 인간이다.

또래 직장인들이 오피스룩 입고 목에 사원증 걸고 있을 때, 헬맷차림으로 카드리더기와 배달음식을 들고 뛰어다닌다.  

처음부터 알바와 공생했던 건 아니다. 일머리 없는 엄마를 대신해 자급자족해야 했던 날들이 지금까지 이어졌을 뿐. 하지만 어렸을 적 죽은 아빠를 대신해 혼자 외롭게 딸을 키운 엄마를 생각하면 찡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산영은 365일 언제나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비겁한 사람들. 게으른 사람들을 보면서 산영은 자부심을 가진다. 돈 없고 직장도 없지만 그래도 난 좋은 사람이라는 자부심.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살았고, 아무리 피곤해도 남들한테 예의를 갖췄다. 분수에 넘치는 물건을 탐한 적도 없고, 자신의 힘으로 떳떳하게 돈을 벌어왔고 누군가에게 언제나 필요한 사람이었다.

작지만 소박한, 평범한 삶을 꿈꾸는 좋은 사람, 산영에게 평범치 않은 일들이 발생한다.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부터 사망 현장에서 산영의 지문이 자꾸만 발견되는 것. 귀신을 보는 한 남자는, 나의 욕구가 악귀를 품고 있다는 황당한 소릴 한다. 귀신 따위 믿지 않았지만, 점점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한다.  

거짓, 탐욕, 시기, 질투.. 자신 안에 감춰졌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 믿기지 않는 산영. 그 뿐만이 아니다. 서서히 죽음들이 가까워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친구의 목숨도 위험하다... 산영은 점점 자기 자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항상 어딘가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시선과 365일 어두운 옷만 걸치는 미스터리한 남자염해상. 명품 수트와 시계, 고급 외제차, 그리고 고급 주택까지,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나 교수 월급으로는 불가능한 재력을 지니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다. 누군가의 얼굴에서 번져가는 붉은 얼룩. 유리창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손자국, 학교 운동장 위를 서성이는 발자국. 주인과 다르게 생긴 그림자. 해상의 눈으로 보는 세상엔 우리와 다른 존재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처음엔 그들이 무서워 보이지 않는 척, 모르는 척 했지만 반드시 찾아야 하는 존재를 찾기 위해 그들에게 집착하게 됐다. 
교회, 성당, 절. 종교란 종교는 다 기웃거려보고 도서관의 관련 도서들을 섭렵하다가 민속학이란 학문에서 어렴풋이 그 해답을 찾게 되면서 빠져들게 됐다. 그 누구도 가지 않는, 다 죽어가는 마을까지 가 지역조사를 일삼는 건 일쑤, 전국의 폐가, 집터, 발굴 현장, 궁과 능, 골동품가게 등을 찾아 전국 곳곳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알게 된 대다수의 귀신들은 선량한 선신, 조상신이거나 갈 길을 잃은 불쌍한 존재들. 혹은 사람에게 장난만 치고 도망가는 잡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놈이 드디어 해상의 눈앞에 나타났다. 구산영이라는 여자애를 올라탄 채.. 몇십 년 전 해상의 엄마를 죽였던 바로 그 악귀다. 어렸을 때 해상의 눈앞에서 붉은 댕기를 손에 쥐고 죽은 엄마. 그때 처음 그 악귀를 마주했었다. 머리를 풀어헤친 검은 그림자. 사람들을 죽이면서 점점 커져가는 악귀를 산영과 뒤쫓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고 망연자실한다. 

 

 

 

 

 

 

 

▼  관전포인트 (스포일러 주의)

악귀의 탄생

드라마 <악귀>에서 인용된 신문 기사에는 ‘태자귀’를 만드는 ‘염매’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무당이 지역의 여아(女兒)를 유괴 또는 납치해서 가둬놓고 곡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17일 후, 굶주린 여아에게 대죽에 주먹밥을 끼워 내민다. 여아의 모든 정신력이 대죽을 잡으려 할 때, 칼로 쳐 죽이고 그 여아의 손가락을 신체(神體)로 삼는다.” 1958년 장진리, 나병희와 남편 염승옥은 거부가 되려는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무당 최만월에게 태자귀/악귀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다. 최만월은 십 대 소녀 이향이를 낙점하고, 그 징표로 그녀에게 붉은 댕기를 준다. 향이가 희생자로 낙점된 이유는 가난한 어부 가정에서 둘째로 태어난 딸(유교의 관습에서 장자는 보호해야 한다)이기 때문이다.

나병희 부부는 향이 부모에게는 거액을 지불하고 가난한 마을 사람들에게는 돈을 뿌리고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을 어음으로 매수한다. 돈에 홀린 그들은 모두 끔찍한 범죄를 수수방관한다. 향이는 믿었던 가족과 이웃들 전체로부터 배신을 당한 것이다. 그런데 향이가 다른 어떤 악귀보다 더 강력하고 위험한 악귀가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가난한 마을에서는 매우 귀한 댕기를 받고 기뻐하던 향이는 부모의 대화를 엿듣고 자신이 당할 일을 알게 된다. 향이는 댕기를 탐내는 여동생 목단에게 주고, 최 무당은 댕기를 한 목단을 유괴한다. 

가족이 다 굶어 죽는 것보다 낫다는 명분으로 향이의 희생을 받아들였던 엄마는 목단이 사라지자 목숨을 끊는다. 아버지와 오빠는 바다에서 익사하고 만다. 향이는 엄마가 동생을 더 사랑했다고 여기며 원망이 더 깊어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도 커진다. 향이는 나병희 부부에게 받은 돈을 최 무당에게 건네며, 동생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결국 최 무당의 손에 동생도 죽고 그 누구보다 살려는 의지가 강했던 향이도 죽는다. 따라서 향이는 갈증과 굶주림에 더해 원망과 분노와 죄책감이 가득한 무시무시한 악귀가 된다. 가난한 부모도 귀찮은 동생도 다 없어지고, 부잣집에서 태어나 훨훨 날아가기를 원했던 십 대 소녀 향이의 소망이 기이한 형태로 실현된 것이다.

 

악귀의 먹이

최 무당은 나병희 부부에게, 악귀는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우리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답한다. 악귀의 도움으로 충분한 부를 축적하게 된 염승옥이 악귀의 위험성을 알아채고 제거하려 할 때, 나병희는 악귀와 결탁해 남편을 죽게 만든다. 자녀와 손자를 희생하는 대가를 치른다 해도, 나병희는 돈만 얻을 수 있다면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런 나병희가 자본주의 사회의 화신이라면, 그녀가 운영하는 중현 캐피탈(대부업/사채업)은 자본주의 사회의 흡혈귀다. 집안의 서재에서 검은 옷을 입고 드라큘라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은 악귀와 다를 바 없다.

이 글의 도입부에서 열거한 인간들과 나병희 부부와 무당 같은 인물들만 악귀와 가깝다면, 악귀가 판치는 세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악귀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번성하는 데는 돈에 현혹된 장진리 마을 사람들 같은 이들이 자본주의 소비사회에 득실거리기 때문이다. 악귀는 “탐욕에 빠진 사람들은 나를 이용해 돈과 권력을 얻으려고 했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명품이 탐나 살인을 저지르고, 보험금을 타내려고 부모를 죽인다. 악귀는 그들의 욕망을 채워주면서 점점 더 커간다. 소비사회에서는 인간의 모든 욕망이 소비를 통해 채워질 것처럼 유혹하지만, 그것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악귀에 씐 사람들은 파멸에 이를 때까지 악행을 멈추지 않는다.

<악귀>에서, 악귀를 둘러싼 문제는 용감한 인물들에 의해 해결됐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악귀들과 악귀에 씐 괴물들이 더욱더 활개를 치며 더 많은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어떻게 해야 득실거리는 악귀들과 괴물들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매우 어려운 과제다.

 

출처 : 르몽드디플로마티크(http://www.ilemon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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